요즘 슬슬 가을 향 찾는 분들 많던데, 저도 묵직한 레더 계열 위주로 뒤적거리다가 라반에서 올해 나온 Oud Montaigne 이거 시향해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거 레더 향수라고 소개하기엔 좀 애매해요. 가죽이 메인으로 깔리긴 하는데, 그 가죽이 퀼팅백이나 구두 같은 고급 가죽 느낌이 아니라 술집 나무 카운터에 와인 쏟고 하룻밤 지난 뒤 닦아놓은 톤이에요. 알코올 어코드가 생각보다 세게 올라와서 그런지 첫 인상이 굉장히 축축하고 달짝지근하게 들어옵니다.
- 탑에서는 카다멈이랑 플럼이 먼저 치고 올라오는데, 이게 스파이시라기보다 럼에 절인 건자두 씹는 느낌입니다. 달긴 한데 과일 달콤함이 아니라 술당의 무게감이 있어요.
- 10분쯤 지나면 우드랑 시더가 받쳐주면서 좀 정리가 되긴 하는데, 팔에 뿌린 경우보다 옷에 붙었을 때 가죽이 더 늦게 올라오고 잔향은 확실히 무겁습니다.
- 지속력은 라반답게 길어요. 이건 인정. 다만 확산력이 초반에 과해서 첫 30분은 사무실이나 실내에선 민폐 수준일 수 있음.
솔직히 말해서 이 향수는 우디 계열 좋아하는 분들보다 리큐어 베이스 향수에 거부감 없는 분한테 더 맞을 것 같아요. 가죽 향 기대하고 시향 없이 지르면 후회할 확률 높고, 반대로 달면서 무거운 술향, 묵직한 나무향 좋아하면 꽤 괜찮게 느껴질 겁니다.
그리고 이거 가격대 생각하면 병행보다는 백화점이나 공홈에서 시향 먼저 해보시길 권합니다. 라반 특유의 인공적인 단내가 호불호 엄청 갈리는 브랜드라, 향수 커뮤니티에서 말하는 것처럼 무난한 가을 레더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팩트는, 이 향은 '가죽'보다 '술 절인 과일 + 나무'가 훨씬 앞에 있어요.
전 두 번 더 써보고 판단하려고요. 오늘은 여기까지.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