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Sugar는 2004년 출시 당시에도 구르망 계열 중에서는 꽤 직설적인 솜사탕과 카라멜로 주목받았던 향인데, 수집품으로 한 병 구해두고 거의 2년 만에 꺼내봤습니다. 베르가못과 오렌지로 시트러스하게 열어주는 척하다가, 곧바로 라즈베리 시럽을 듬뿍 끼얹은 솜사탕 덩어리가 올라와서 탑 노트만으로도 이미 당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무화과 잎이 중반부에서 살짝 풋내를 내며 균형을 잡으려 하지만, 결국 바닐라가 아닌 카라멜라이즈드 슈가 쪽으로 마무리되면서 드라이다운까지 달콤함을 질질 끌고 가는 구조라서 무게감 있는 단향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쓰기 쉽지 않은 향이네요. 같은 구르망 계열에서도 강렬한 단맛을 경험하고 싶다면 한 번쯤 시향은 해볼 만하지만, 수집품으로 병을 들일 만한 깊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