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깊숙이 넣어둔 걸 오늘 무심코 꺼내 입었습니다. 에일리언 특유의 화이트 플로럴이 럼의 당도 높은 주정기와 만나면서 탑노트에서부터 상당히 무겁게 내려앉습니다. 2009년 한정판임을 감안해도 우디 베이스가 이렇게까지 도드라질 작품이었나 싶을 정도로, 시간이 지나며 앰버와 캐시미란의 질감이 과해진 느낌입니다. 같은 에일리언 오리지널의 자스민이 주는 특유의 광택을 기대한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겠네요. 물론 이 깊은 드라이다운 자체를 즐기는 분이라면 별개입니다만, 저는 시향지를 버리지 못하고 두세 번 더 확인하게 만드는 그런 날카로움이 그립습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