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무더위에 시트러스 계열 병행 착용이 늘어나는 계절입니다. 제 경우 5월부터 9월까지는 거의 아로마틱 아쿠아틱으로 버티는데, 올해는 유독 2001년작 디올 오드 쏘바쥬 100% 글라송을 자주 꺼내게 됩니다. 바질과 코리앤더가 레몬·민트의 직선적인 청량감에 초록빛 그늘을 드리우는 구조인데, 단순히 시원하기만 한 여름용 프레쉬와는 결이 다릅니다. 일반적인 아쿠아틱이 수분감으로 밀고 나간다면, 이쪽은 허브의 쓴맛과 스파이시함으로 체온을 낮추는 방식이라 30도가 넘는 한낮에도 향이 흐트러지지 않더군요. 아쉬운 점은 디올의 현행 오드 쏘바쥬 라인과 달리 국내 정식 유통이 전무해 시중 재고를 찾기 어렵다는 것인데, 그래도 이 시기만 되면 해외 셀러 연락을 넣게 되는 몇 안 되는 향입니다. 단출한 노트 구성인데도 드라이다운까지 밸런스가 흔들리지 않는 걸 보면 20년 넘은 조향이지만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네요.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