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사이 부쩍 더워져서 시트러스 아로마틱 계열을 자주 손에 쥐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자라의 Fleuriste A Paris를 오랜만에 꺼내 뿌렸는데, 이 향은 신기하게도 처음 뿌릴 때 느껴지는 베르가못과 찌릿한 시트러스의 개방감이 지나면 꽤 진득한 그린 노트와 묘한 분말감이 남습니다. 초콜릿 어코드는 피부에 거의 안 드러나고, 대신 Amyl Salicylate 특유의 그늘진 꽃내가 바람에 살짝 스칠 때 오히려 낯설면서도 괜찮네 싶은 인상을 주더군요. 밝은 척 시작해서 빠르게 조용해지는 이 흐름이 요즘 제 취향에 은근히 맞아서, 한여름 저녁 무렵 산책할 때쯤 다시 써볼 생각입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