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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켈리 칼레쉬 EDP, 이건 '가죽'을 사랑하는 사람만 들이셔야 합니다

이 글은 Kelly Caleche Eau de Parfum(Kelly Caleche Eau de Parfum) 관련 후기와 커뮤니티 의견을 다룹니다.

정품인증해드림

2026-06-17 04:07:07.54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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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올드한 녀석 하나 꺼내봅니다. 에르메스 켈리 칼레쉬 오 드 퍼퓸, 2009년작이죠. 이거 사실 여성향으로 분류되는데, 남성분들이 쓰셔도 이상할 거 하나 없는 구성이라 일부러 가져왔어요. 저도 가끔 손이 갑니다.

이 향수 처음 딱 뿌리면 오는 느낌요. 장미인데 장미꽃다발이 아니에요. 백화점에서 파는 생화 장미, 물기 촉촉한 그런 관능적인 장미가 아니라 완전히 건조된, 마치 장미잎을 책갈피에 오래 눌러둔 것 같은 파우더리한 느낌이 먼저 코를 찔러요. 여기에 정말 에르메스다운 고급진 가죽 향이 깔리는데, 이게 새 차 가죽 시트 냄새 같은 게 아니고, 수십 년 써서 길들여진 말 안장 같은 버터리하고 살짝 동물적인 스킨 스멜에 가깝습니다.

팩트는, 이 향수는 절대 마냥 예쁘고 사랑스러운 향이 아니에요. 솔직히 말해서 처음 이거 시향하고 '향이 팍 늙어 보여요'라고 느낀 분들 꽤 있을 거로 압니다. 제 주변에서도 '할머니 화장대 냄새난다'고 바로 손절각 나온 지인 있었어요. 맞아요. 틀린 말 아닙니다. 이 파우더리함과 가죽의 조화가 성숙미를 넘어서서 20대 초중반, 혹은 가벼운 느낌 좋아하는 분들한텐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어요.

근데 이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미친 듯이 빠져드는 것도 결론입니다. 에르메스 특유의 아이코닉한 가죽 베이스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떼르 데르메스 같은 데서 가지 말고 차라리 이걸 손에 넣으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 로즈가 달콤하거나 붉게 터지는 느낌 없이, 가죽과 파우더에 절제되게 묻어나는 방식이라 세상에 흔한 장미 향수랑은 급이 다르다는 게 느껴집니다. 지속력이랑 확산력도 EDP 답게 꽤 좋아요. 무턱대고 뿌리면 진짜 하루 종일 나만의 결계를 치는 수가 있으니 한 번만 눌러도 충분합니다.

이 병 특유의 자물쇠 디자인도 참 잘 뽑았다고 생각하는데, 이거에 꽂혀서 백화점 영수증 없이 중고나라 같은 데서 긁어오는 건 반대입니다. 이런 고가 니치 스러운 디자이너 향수일수록 짝퉁이 기승이라, 십중팔구 리필짝퉁이거나 통을 따서 알콜 섞은 놈일 가능성이 높아요. 의심스러우면 다른 할인 경로 알아보는 게 맞고, 못 믿겠으면 그냥 정식 수입처에서 사세요. 가품 한 번 당해보면 그 향수 자체가 PTSD 유발 향이 됩니다.

가죽 향에 진심이거나, 마른 장미와 파우더의 조합을 우아하게 소화할 수 있는 베테랑이면 충분히 도전해 볼만 합니다. 아닌 분들은 시향 없이 지르지 마시고, 꼭 시향 먼저 해보길 권해요. 생각보다 호불호 칼 같이 갈리는 향수입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

추천 3

댓글 2

  • 해린맘2026-06-18 05:52:07.539Z

    아, 이거 제가진짜 오래 쓴 향수라 반갑네요. 2009년 처음 나왔을때백화점에서 시향하고 한 달 고민하다 산 기억 나요. 그때는 지금처럼 백화점에서 이것저것 막 뿌려보는 분위기아니었는데, 점원분이 손등에 살짝 뿌려주시고는 "좀 기다려보세요, 뒤가 달라요" 하시더라구요. 진짜 그 말 한 마디에 넘어갔네요. 그런데 글쓴님 말씀 중에 "남성도쓸 수 있다"는 부분은 저는 좀 의문이에요. 물론 취향이야 개인 차이지만, 이 향수는 장미보다 그 '가죽'이훨씬 더 지배적이라서 여성도호불호 극명하게 갈리거든요. 제 주변에선 남자분들이 이거 뿌리면왠지 차 안에 오래앉아 있다 나온 냄새 같다고하더라구요. 실제로켈리 칼레쉬가 에르메스의 승마용품전통을 오마주한 거라가죽 노트가 엄청 리얼해요. 부드러운 소가죽이 아니라 약간 탄닌 처리된 안장 가죽 느낌. 그리고 이거 진짜여름에 뿌리면큰일 나요. 저는첫 시향이 6월이었는데 매장 에어컨빵빵한 데서는 몰랐어요. 밖에 나가자마자 가죽이랑 아이리스파우더리함이 습기랑 만나서 엄청 무거워지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이거 완전 겨울 전용으로 쓰고 있어요. 그것도 영하로 내려가는 날, 코트 깃에스프레이 한 번이면 하루 종일 은은하게올라오는 게 참 우아한데, 실내 난방 빵빵한 곳에서 두 번이상 뿌리면 저도 머리 아파요. 그리고 원글에서 "장미잎을" 하고 말씀이끊기셨는데, 혹시장미잎 태운 느낌 말씀하시려던 건가요? 맞다면 진짜정확한 표현이네요. 제가 딱그 느낌 때문에이 향수를 못 끊고 있어요. 생화 장미는 금방시들고 물컹해지는데, 이건처음부터 끝까지 바짝 말린 장미 꽃잎에 가죽 책표지 얹어놓은 냄새. 요즘젊은친구들이 좋아하는 럽스틱이나 킬리안 류의달콤한 장미랑은 완전 다른 결이라서, 그런 거 생각하고 시향하면당황하기딱 좋아요. 그리고한 가지 더, 이거 단종됐다고 알고 있었는데 아직 구할 수 있나요? 제가 알기론 몇 년 전에 라인 정리하면서 EDP는국내 백화점에서 싹 빠지고, 르 퍼퓸 라인에 르 따르주 리오시스만 겨우 남은 걸로아는데. 혹시 면세점에서 다시 들어왔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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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지찡2026-06-18 12:48:07.538Z

    저도 가죽향 처음엔 좀 무서웠는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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