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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입기 좋은 드라이 라벤더, 펜할리곤스 Lavandula

이 글은 Lavandula(Lavandula) 관련 후기와 커뮤니티 의견을 다룹니다.

풀배컬렉터J

2026-07-05 06:31:02.205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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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컬렉션 진열장 앞에 설 때마다 자연스럽게 시트러스나 아로마틱 계열로 손이 가는 시기입니다. 오늘 소개할 향은 2002년 출시된 펜할리곤스의 Lavandula입니다. 이름에서 짐작하시겠지만 라벤더를 중심으로 한 아로마틱 계열이고, 저는 약 2년 전 풀배로 들였습니다.

이 향의 가장 큰 미덕은 라벤더를 '싱그럽게' 풀어냈다는 점에 있습니다. 흔히 라벤더 향수 하면 빈티지 포제(fougere) 스타일의 무겁고 쿠마린 향이 감도는 구조를 떠올리기 쉬운데, Lavandula는 전혀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탑노트에서 바질과 페퍼가 톡 쏘는 듯한 개구장이 스파이시함을 더하고, 그 뒤로 클라리 세이지 특유의 드라이하면서 약간 허브티 같은 향이 올라옵니다. 라벤더 자체는 마치 햇볕에 바짝 말린 꽃다발처럼 청량하고 깔끔한 톤을 유지합니다. 은방울꽃이 은은하게 깔리지만, 꽃내음을 강조하기보다 허브의 녹색 감각에 살짝 투명감을 덧대는 역할에 그치기 때문에 남성분들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시나몬이 노트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보면 의외라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뿌려보면 시나몬 특유의 따뜻한 달콤함은 거의 드러나지 않습니다. 드라이다운까지 가도 이 향은 끝까지 '건조한 허브 정원' 느낌을 고수합니다. 오히려 그 점이 여름철에 선택하기 좋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끈적이거나 과실향 중심의 프레시 계열이 부담스러울 때, 몸을 감싸는 냉기보다는 마치 린넨 셔츠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청량감을 원할 때 이 향이 제 역할을 해줍니다.

다만 한 가지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속력은 펜할리곤스 전통의 약점을 그대로 답습합니다. 제 피부에서는 3시간 정도면 피부 밑으로 완전히 가라앉고 옷감에 뿌려야 겨우 5시간 정도 체류합니다. 이 부분은 확실히 감안하셔야 합니다. 저는 그래도 이 정도 지속력이 오히려 여름철 답답함을 덜어준다고 생각해서 풀배를 택했습니다만, 지속력을 중시하시는 분이라면 분명히 아쉬움을 느낄 만한 지점입니다.

향수 수집이 깊어질수록 '여름에 뿌릴 만한 아로마틱 라벤더'의 선택지는 의외로 좁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대부분 시트러스나 아쿠아로 쏠리거나, 아니면 포제 계열에서 찾아야 하니까요. 그런 점에서 Lavandula는 출시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자기 색깔을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존중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이 향을 '올드하다'고 느끼실 가능성도 인정합니다. 2000년대 초반 특유의 절제된 미니멀리즘이 깔려 있거든요.

혹시 시향 기회가 닿으신다면, 테스터지에 한 번 뿌리고 바로 판단하지 마시고 10분 정도 두었다가 허브의 층이 어떻게 펼쳐지는지 확인하시길 권해드립니다. 탑노트의 자극적인 스파이시함에 놀라서 멀어지시면 이 향의 본질을 놓치게 됩니다. :)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

추천 1

댓글 3

  • 지갑은텅장2026-07-05 13:46:55.758Z

    아... 라벤더인데 싱그럽다니 이거 또 지름신 오는패턴이당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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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수님2026-07-06 09:10:13.263Z

    라벤더 향수 대부분이 할머니 비누 냄새로 끝나는데, 이건 거기서 어떻게 비켜갔는지 궁금하네요.

    0
  • ㅁㄴㅇㄹ2026-07-07 02:19:46.690Z

    아 라벤더 향수 하면 보통 빈티지 느낌 나거나 좀 푸근한 쪽 많은데 싱그럽게 풀어낸 거면 ㄹㅇ 맛도리겠다 근데 펜할리곤스 아로마틱 계열 은근 지속력 애매한 거 많아서 이건 어땠음? 2년 전 풀배면 지금쯤 절반 넘게 썼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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