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모스가 중심을 잡아주는 고전적인 시프레 골격에 시트러스를 얹어 첫 인상은 상당히 밝고 청량한 편입니다. 그런데 이 시트러스가 단순한 레몬껍질류가 아니라 약간 동물성 터치가 섞인 어시 노트와 맞물려 있어서 깔끔함과 원초적인 느낌이 공존하네요. 프란체스카 비앙키 특유의 짙고 관능적인 베이스가 후반부로 갈수록 얼굴을 내미는데, 이 부분에서 일반적인 여름용 시프레와는 결이 많이 갈린다고 느꼈습니다. 시트러스로 시작해서 결국 피부 냄새 같은 깊이 있는 아로마틱으로 수렴하는 구조라, 착용하는 계절과 상황을 꽤 타는 향이에요. 더운 날씨에는 초반의 청량함과 달리 다소 답답하게 다가올 여지도 있어 보입니다. :)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