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후텁지근한 날엔 시원한 아로마틱 계열이 당기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장롱 깊숙이 넣어둔 아무아쥬의 Sunshine Man을 꺼내 봤습니다. 2015년에 나온 이 향, 첫 스프레이는 솔직히 꽤 괜찮았습니다. 브랜디의 알싸한 취기와 오렌지, 베르가못의 상쾌함이 '이거지' 싶게 다가왔거든요.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이내 임모르텔과 세이지가 뒤엉키며 묘하게 텁텁한 단내로 방향을 틀더군요. 달콤하면서도 약초 같은 이 느낌이 찌는 듯한 더위와 만나니 '썬샤인'과는 거리가 먼, 은은하게 눅눅한 무게감만 남았습니다. 아로마틱이라기엔 바닐라의 끈적임이 과하고, 스위트라 하기엔 허브가 발목을 잡는 어정쩡함. 찬바람 부는 초가을 밤에나 다시 한번 기회를 줘야겠습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