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지나가기 전에 시원한아쿠아 계열하나 건지려고또 샘플 뒤적이다가 결국질렀다가... 역시나 후회중임 ㅠㅠ
이번에 지른 건 에르메스 Eau des Merveilles Bleue. 2016년에 나온 거니까 나온 지 꽤됐는데나는 이제야 만나봄 ㅎㅎ... 원래 미르 라인 엘릭서랑 오드메르베이유는 몇 번시향해봤는데 블루는 처음이라기대했지... 마린, 우디, 아로마틱이면 내 취향에 딱일 줄 알았거든.
근데 뿌리자마자 느낀 건... 음.
탑노트에서 확 올라오는 마린 노트가 진짜 독특함. 바다 냄새라기보단 차가운해안가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느낌? 짭짤한데 약간 광물질 톤이 섞여있어서 일반적인 아쿠아 향수들이랑 결이다르더라. 보통아쿠아 계열은 멜론이나 오이 같은 수분감섞어서 상쾌하게 가는데 이건 그런 거 하나도없이 진짜 건조하게 다가옴.
그리고우디가 생각보다 빨리 올라오는데이게 좀묘한 게... 에르메스답게 고급스러운 나무 향인 건 맞는데 마린이랑 만나니까 갑자기 뭔가 쓸쓸해지는느낌? 한여름에 뿌리기엔 너무 차갑고 초가을 바닷가에 서있는 기분이랄까.
아로마틱 노트는 허브 계열보다 스파이시 쪽으로 살짝 틀어져있음. 후추나 그런 게 아니라 말린 허브를 바다 소금에 버무린 느낌...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제일 애매했음. 호불호 갈릴 만한 포인트인 것같고.
여러번 뿌려봤는데 결론은... 데일리로 쓰기 진짜 애매한 향수당.
출근할 때 이거 뿌리고 갔더니 옆자리 과장님이 "오늘 어디 갔다왔어요? 뭔가 해풍 냄새 나는데" 이러심... 칭찬인지 디스인지 모르겠는 반응에 그냥 웃음만 나오더라 ㅋㅋㅋ 회사에서는 절대노노다. 이거 뿌리면 분명 향수뿌렸냐는눈치받을것 같음 ㅠㅠ
지속력은 생각보다 좋아서 4~5시간정도 가는데 웃긴게 중후반으로 갈수록 마린이 좀 죽고 우디가 부드러워지면서꽤 괜찮아짐. 근데 그때쯤이면 향 자체가 엄청 조용해져서 본인만 겨우 맡을 수준... 오... 시트러스빠지는 순간 진짜 조용해지는 그 느낌이랑비슷하더라.
솔직히 말하면 이 향수는 '향을입는다'기보다 '분위기를두른다'에 가까움. 바다 옆에 있는 사람 특유의 공기같은 느낌? 근데 나처럼 시그니처 하나 정해서 데일리로 쭉 쓰려는 사람한텐 너무 취향 타고 상황 타는 애임 ㅠㅠ
특히 요즘 같은 늦여름 초가을엔 생각날 때 한 번씩 뿌리긴 하는데... 이것만 계속 손이가진 않는다는 게 문제지. 또 장롱행확정인가싶고...
가격 생각하면 진짜피눈물 나는 지름이었음. 에르메스니까 병 디자인은 진짜 예쁘고 별자리 모양 유리공도 감성터지는데 내용물이 나랑안맞네... 이 돈이면 조말론 우세솔 30ml 하나 더 살 걸 그랬나 ㅠㅠ
결론: 마린 좋아하고 호불호 갈리는 향즐기는 사람은시향 필수. 나처럼 데일리 시그니처 찾는 사람은 그냥 구경만 하자... 아니면나처럼 사고후회하든가 ㅎㅎ...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