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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출시된 입생로랑 MYSLF 오 드 뚜왈렛 앙텡스, 풀배로 들이면서 느낀 단상

이 글은 MYSLF Eau de Toilette Intense(MYSLF Eau de Toilette Intense) 관련 후기와 커뮤니티 의견을 다룹니다.

풀배컬렉터J

2026-09-19 15:41:55.383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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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성큼 다가온 요즘, 묵직한 우디나 스파이시 계열을 자연스레 손이 가게 되는 시기입니다. 저도 진열장 앞에서 시프레나 가죽 노트가 두드러지는 병들을 꺼내는 빈도가 부쩍 늘었네요. 그런 와중에 얼마 전 입생로랑에서 올해 초 출시한 MYSLF 오 드 뚜왈렛 앙텡스를 들였습니다. 기존 MYSLF 라인의 변주인데, 막상 뿌려보니 제 예상과는 다른 지점이 몇 군데 있어서 기록을 남겨봅니다.

제가 이 라인을 처음 접한 건 MYSLF 오 드 퍼퓸이었습니다. 당시 시향하고는 ‘입생로랑다운 세련미는 있지만 내 취향과는 거리가 있다’고 판단해 넘어갔던 기억이 나요. 플로럴과 머스크가 꽤 직선적으로 다가왔고, 전체적인 인상이 깔끔하지만 다소 밋밋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이번 앙텡스 버전은 노트 구성만 보면 꽤 다른 결을 시도했더군요. 베르가못, 앰브로픽스, 오렌지 블로섬, 파출리, 화이트 머스크로 이어지는 우디 플로럴 머스크 계열입니다.

처음 분사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베르가못의 시트러스입니다. 흔한 탑노트이긴 한데, 여기서는 산뜻함을 넘어 약간의 쌉싸름함을 동반해서 의외로 존재감이 있네요. 하지만 이 시트러스 오프닝은 지속 시간이 짧고, 곧바로 앰브로픽스 특유의 미네랄릭하면서도 살짝 달콤한 질감이 올라옵니다. 이 성분이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브랜드에서 적극적으로 쓰이고 있는데, 입생로랑은 여기에 오렌지 블로섬을 얹어서 화이트 플로럴적인 부드러움을 더했어요.

중반부로 접어들면 파출리가 은은하게 깔립니다. 흙냄새나 캄포라 계열의 강한 파출리가 아니라, 정제된 느낌의 클린 파출리에 가깝습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잠시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우디라고 분류되어 있고 실제로 파출리와 앰브로픽스가 구조를 받치고 있긴 한데, 제가 기대했던 가을용 묵직함은 거의 느껴지지 않더군요. 오히려 오렌지 블로섬과 화이트 머스크가 지배하는 투명하고 비누향에 가까운 플로럴 머스크가 중심입니다. 기존 MYSLF의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앙텡스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지만, 농도나 무게감이 오 드 퍼퓸 대비 확연히 강해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드라이다운은 거의 화이트 머스크가 단독으로 정리합니다. 이 부분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 취향과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합성 머스크 특유의 세탁물처럼 깨끗한 잔향이 오래 남는데, 여기에 미세한 앰브로픽스의 잔당이 섞여서 약간 인공적인 단맛을 띱니다. 바카라루즈540의 드라이다운에서 느껴지는 그 복합적인 앰버·우드의 그림자와는 전혀 다른 결이에요. 이건 단순하고 직관적인 머스크라서, 오래 두고 음미할 레이어가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장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확산력은 준수한 편이고, 뿌린 직후 1시간 정도의 현장감은 꽤 세련됐습니다. 베르가못과 앰브로픽스가 만들어내는 첫인상이 모던하고 도시적인 느낌이라, 정장이나 비즈니스 캐주얼에 매치하기 좋겠더군요. 오렌지 블로섬이 과하지 않게 처리되어서 남성이 사용해도 부담스럽지 않고요. 제 와이프도 옆에서 맡더니 ‘깔끔하고 무난한데 당신 향수 같지는 않다’고 평하더군요. 정확한 지적이었습니다.

결국 이 병은 일상용 시그니처를 찾는 분이라면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니치 풀배 위주로 진열장을 채우는 저 같은 수집가에게는, 오래 붙잡고 분석할 만한 복잡성이나 구조적 재미가 다소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이 가을에 제 손이 가는 건 역시 크리드 아벤투스나 톰포드 토바코바닐 쪽이고, MYSLF 앙텡스는 계절을 타지 않는 사계절용 클린 머스크로 분류해두게 될 것 같네요.

제 기준에서는 가성비 논리로 접근해도 다소 애매한 포지션입니다. 디자이너 향수치고 가격대가 결코 낮지 않은데, 향의 깊이나 독창성 측면에서 동가격대 니치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갖는다고 보기 어렵거든요. 물론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고, 단순 명료한 머스크를 선호하는 분께는 오히려 과하지 않아서 매일 뿌리기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배로 들인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라인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확장될지 지켜보는 입장에서, 앙텡스 버전의 시도를 기록해두는 의미가 있었어요.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병 디자인이 진열장에서 꽤 빛을 발합니다. 짙은 보틀 컬러와 미니멀한 실루엣이 다른 병들 사이에서 은근히 눈에 띄더군요. 수집가에게는 그런 시각적 요소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

추천 6

댓글 5

  • 강남언니2026-09-20 03:11:55.396Z

    아... MYSLF 앙텡스는 저도 그냥 기존 MYSLF가 나았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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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뭐뿌리지2026-09-20 03:47:55.400Z

    ㅋㅋㅋㅋㅋ 앙텡스 풀배면 용기 있는데ㅋㅋㅋㅋ 근데 나도 이거 시향해보고 음? 했음 ㅠㅠ 기존 마이셀프가 확실히 무난하게 깔리긴 하는데 앙텡스는 뭔가 중간에 노트가 툭 끊기는 느낌이라랄까 암튼 풀배는 ㄹㅇ 선택장애 없어서 부럽다 ㅋㅋㅋ 난 그 돈이면 디캔 두 개 돌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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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린맘2026-09-20 04:40:55.362Z

    MYSLF도 결국은 요즘취향이라 저한테는 너무 달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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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지찡2026-09-20 11:11:55.377Z

    오 완전 그쵸 ㅋㅋㅋ 근데 앙텡스 저도 얼마전에 시향했는데 생각보다 엄청 달달하지 않아서 놀랐뀨... MYSLF 라인은 뭔가 좀 남자친구 냄새 같아서 소개팅용으론 글쎄..? ㅎㅎ 묵직한 우디나 스파이시 좋아하시면 가을에 찰떡이긴 하겠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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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드스쿨겔랑2026-09-20 16:25:55.360Z

    아, 가을 문턱에서 묵직한 향을 찾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저도 요즘 진열장에서 시프레 노트 있는 구형 향수들만 자꾸 꺼내게 되더군요. MYSLF 앙텡스는 기존 라인에 비해 베이스가 좀 더 진득해졌다는 얘기만 들었는데, 글쓴이분 말씀처럼 예상과 다른 지점이 있었다니 흥미롭습니다. 요즘 입생로랑도 결국 젊은 층 입맛에 맞춰 가는 모양새라, 클래식한 시프레를 기대하고 손대면 당황할 때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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