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인데왜 아이스크림 냄새가 나는 거지 ㅠ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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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은텅장
2026-09-09 11:58:55.352Z
꽃인데왜 아이스크림 냄새가 나는 거지 ㅠ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
헐 프사 웃음벨 ㅋㅋㅋㅋ
맞습니다. 저도 그 부분이 참 묘하게 느껴졌습니다. 매그놀리아 자체는 사실 향수에서 그리 흔하게 주인공으로 쓰이는 소재가 아니지 않습니까. 일반적으로 은은한 크리미 화이트 플로럴, 그러니까 목련이나 튜베로즈에서 느낄 수 있는 젖은 듯한 꽃잎 질감과는 또 다른 결의 향으로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시향해보니 꽃 향기라기보다는 바닐라 빈이 잔뜩 들어간 젤라또 가게 앞에 서 있는 듯한, 달콤하고 약간 인위적인 밀키 레이어가 먼저 올라오더군요. 마치 꽃 추출물로 만든 향이 아니라 꽃 '맛'이라고 이름 붙인 프리미엄 디저트에서 날 법한 뉘앙스랄까요. 아마 초기 기획 단계에서 매그놀리아 특유의 레몬 계열 청량감을 배제하고, 대신 머스크와 라크톤 계열 노트를 과하게 끌어안는 전략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덕분에 독창적인 접근이라기보다는 기존의 디올 '쁘아종 걸'이나 휠 오브 포춘 같은 미들급 락토닉 플로럴 프루티 계열에서 한 번쯤 지나쳤을 익숙한 실루엣으로 수렴되는 느낌이에요. 꽃을 기대했는데 아이스크림이 나온, 그 괴리감을 요약하신 부분에서 저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돌체는 가끔 이런 애매한 선을 타는 경우가 있더군요. 라이트 블루의 시트러스 급행 같은 명쾌한 성공 사례도 물론 있지만, 플로럴 계열로 넘어오면 왜인지 제과점이나 음료수 쪽으로 방향을 트는 습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