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출시된 자라의 롤리크림은 망고와 오렌지, 바닐라가 주요 노트로 제시되어 있어 트로피컬 스위트 계열을 가볍게 즐기려는 목적으로 접근했습니다. 기대했던 것은 잘 익은 망고의 과즙이 오렌지의 산뜻함과 섞이며 열대 과일 바구니를 연상시키는 오프닝이었는데, 실제 분사 직후 느껴지는 바닐라는 상당히 인공적인 방향을 띠며 과일보다 먼저 치고 올라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망고와 오렌지는 배경으로 밀려나고 합성 바닐라의 단맛이 예상보다 무겁게 자리 잡아, 여름용으로 상정하기엔 다소 답답한 잔향을 남겼습니다. 결국 이 가격대에서는 본연의 과일 어코드가 살아 있길 바랐지만, 전체적으로 바닐라 시럽에 절인 통조림 과일의 인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네요. 수집 라인에 풀배로 들이기보다는 가벼운 시도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