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샤넬이 발표한 앙테우스는 출시된 지 40년이 훌쩍 넘었지만, 저는 이 향을 근래에 와서야 비로소 풀배로 들였습니다. 아말피 레몬과 베르가못이 톱에서 투명하지만 무척 건조하게 터지고, 곧이어 클라리 세이지와 코리앤더가 마치 골방에 내려앉은 먼지처럼 아로마틱하지만 묵직하게 깔립니다. 미들에서부터 올라오는 우디와 레더는 절대 젖지 않은 마른 가죽과 오래된 서재의 나무 책장을 떠올리게 하는데, 시프레 특유의 쓴사초가 이 모든 구조를 단단하게 받치고 있습니다. 흔히 앙테우스를 ‘옛날 향수’로 치부하는 시선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지금 이 시대에 이런 정공법적인 구성의 시프레를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생각합니다. 80년대 오리지널 포뮬러가 가졌던 짐승 같은 시베톤의 야성미는 여러 차례 리포뮬레이션을 거치며 순치되었지만, 대신 레더와 우디의 골격이 더욱 또렷해졌다는 점에서 저는 현행 버전도 충분히 가치 있는 풀배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 향은 계절과 착장을 상당히 가리니, 여름철 면 티셔츠에 뿌렸다가는 향이 저를 입고 다니는 기분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