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출시된 라티장의 Fou d'Absinthe를 최근 여름용 신선한 아로마틱을 찾던 중 시향했습니다. 압생트를 모티프로 삼은 만큼 개봉 직후에는 웜우드 특유의 쌉싸름한 녹색 허브 향이 안젤리카의 흙 내음과 함께 꽤 진하게 올라옵니다. 이 오프닝이 생각보다 묵직해서 흔히 말하는 청량한 여름 시트러스와는 결이 다르고, 차라리 서늘한 숲속에서 허브를 비벼대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블랙커런트가 살짝 과실의 당도를 얹어주긴 하나, 이 향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진저와 클로브, 넛맥 같은 드라이한 스파이스로 마무리되는 푸제르 베이스입니다. 더위를 피해 에어컨이 빵빵한 실내에서 차분하게 즐기기엔 좋은데, 한낮 야외에서 뿌리면 허브의 밀도가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