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출시된 크리드의 Jasmal은 요즘 말하는 화이트 플로럴의 원형에 가까운 향입니다. 탑노트에서 베르가못이 잠깐 스쳐 지나가고 곧바로 이탈리안 재스민과 모로칸 재스민이 인돌 느낌 없이 청초하게 올라옵니다. 흔히 재스민 하면 떠올리는 달콤함보다는 갈바넘 특유의 쌉싸름한 그린 노트가 처음부터 끝까지 중심을 잡아주면서 꽃향기가 과해지지 않도록 절제하는 구성이죠. 베이스의 앰버그리스는 따뜻하다기보다는 공기감을 더해주는 정도로만 존재합니다. 60년 넘은 포뮬러치고 전혀 올드하지 않고 오히려 현대 미니멀 향수보다 더 정갈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다만 지속력이 긴 편은 아니라서 저처럼 풀배를 구매할 경우 하루 중 리터치를 한두 번 고려하셔야 합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