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 시트러스 계열을 자연스레 손이 가게 됩니다. 올해는 조 말론의 Tangy Rhubarb Cologne을 여름 첫 향으로 꺼내어 며칠 간 사용해보았습니다. 2021년 출시 당시에도 한 차례 경험했지만, 계절이 주는 맥락이 더해지니 느낌이 조금 다르더군요.
이 향의 핵심은 오렌지의 밝은 산미와 루바브 특유의 새콤하면서도 약간의 그리니스가 결합된 탑노트에 있습니다. 일반적인 레몬이나 베르가못 위주의 시트러스와 달리, 과일의 과육을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신맛이 혀끝을 간질이듯 올라오는 점이 특징입니다. 시더 베이스는 바디감이라기보다는 분자처럼 얇게 깔리며, 시트러스의 톤이 초반의 경쾌함에서 중반 이후 급격히 흩어지지 않도록 은근히 받쳐주는 역할에 가깝습니다.
지속력은 조 말론 코롱 컨센트레이트 라인답게 오드코롱 대비 두 시간 정도 체감상 더 유지되는 느낌이며, 투사는 팔을 뻗으면 은은하게 느껴질 정도로 차분합니다. 다만 복합적인 향수를 즐기는 저로서는 중후반부가 지나치게 단선적으로 느껴져, 레이어링 없이 단독 사용 시에는 무채색에 가까운 평온함만이 남는 점이 아쉽기도 합니다. 그래도 무더운 날씨에 민폐 걱정 없이 가볍게 휘감기 좋은, 의도가 투명한 향이라는 점은 분명히 장점입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