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스펙 간단하게풀면
- 이름: Vanilla Powder (마티에르 프르미에르)
- 계열: 오리엔탈 바닐라
- 주요어코드: 바닐라, 파우더리, 스위트
- 출시: 2025년
...네 맞아요 올해 나오자마자 샀어요. 신상병 말기 환자라 어쩔 수 없음 ㅠㅠ 평소에 마티에르 프르미에르 향수 이것저것 잘 쓰는 편이라 믿고 블라인드 질렀는데... 아 진짜 이거 살 돈으로 그냥조말론한 병 더 살 걸 그랬나 싶다가도 또 막상 뿌릴 땐 괜찮고 그 무한 굴레당 ㅋㅋㅋ
뿌리자마자 느낌은 '오... 바닐라인데 엄청 건조한 파우더 느낌이구나'였어요. 흔히생각하는 바닐라, 그러니까 디올 아딕트나 그런 촉촉하고 먹고 싶어지는그런 부드러운 계열은 절대 아니고. 진짜 말 그대로 가루 날리는 파우더리함이 초반부터확 깔려요. 달달하긴한데입자가 곱게갈린 설탕을 코에 가져다댄 느낌? 이 표현이맞나모르겠는데 암튼 저는 처음에 좀 숨이막혔어요 ㅋㅋㅋ
제가 딥티크 오르페옹 같은 그퍽퍽한 파우더 향을 좋아하는 사람인데도 이건 좀 다르더라고요. 오르페옹은 그래도 준 향수 같은차분함이 있는데 이건 진짜 직설적으로 '바닐라 분말입니다' 하고 들이대는스타일. 이게 호불호 엄청 갈릴 거같아요... 저는 솔직히 첫날은 불호까지 갈 뻔했네요.
시간 지나면 어찌되냐면... 그냥 큰 스토리 없이 스위트함이랑 파우더리함이 끝까지 같이 가요. 중간에 다른향이 툭 튀어나오는 재미도 없고, 깊이감이 생기진않는데 그렇다고 질려서씻어내고 싶은정도는 아니고. 그냥 '아 이거구나' 하고나만계속맡고 있는기분? 회사에서는 의외로 반응괜찮았어요한 번도 무슨향이냐고 물어본 사람 없지만... 그게더무서운 거 알죠? 진짜 조용히 독하다는뜻일 수도 ㅠㅠ
사실 제일웃긴 건 뭐냐면 이 바닐라파우더랑 제가 작년에실패하고 장롱행 보낸 그 겨울 바닐라계열 캔들 켜놓은방 안에 있는 느낌이랑 비슷하다는 거예요 ㅋㅋㅋㅋ 뭔가대책 없이달짝지근한데인위적이고, 분위기를 확 덮어버리는... 근데 이걸 기어코 향수로 몸에 뿌리고 다닌다고 생각하니 또 얼굴이 화끈.
그리고 이거 출시된 지 얼마 안됐는데 세일 안 하겠죠? 사실 이것만 보고 샀다가 막상 정가 다 주고 사고 나니 '아 내가 왜 또..' 이러고 있어요 ㅎㅎ 시그니처 한 병 정하겠다는새해 다짐은 1월 중순에 이미 박살났고 이제는그냥 마음 편하게신상을 즐기는 쪽으로 타협 보려고요. 근데 진짜 이 바닐라파우더는... 시그니처는 절대 못될 듯. 데일리로 뿌리기엔 아침부터 파우더 파티하는기분이라 부담스럽고요. 그래도 뭐 한동안은 나만의 만족용으로꾸준히 뿌리겠죠 또 ㅎ... 이게지름러의 숙명인가요 여러분?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