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시트러스를 찾다가 정 반대 길로 빠져버렸습니다. 2015년작 No.33은 베르가못과 자몽이 톱에 있음에도 첫 분사부터 아르테미시아와 클라리 세이지의 쓴 허브 향이 전면에 나서서 시원함을 기대할 틈을 주지 않네요. 사이프러스가 받쳐주는 구조는 오히려 푹푹 찌는 날씨에 숨을 조여오고, 코리앤더의 스파이스가 잔향에서 올라오는 지점에서는 여름용이 아니라 초가을 니트에 어울리는 향이라는 생각이 확고해졌습니다. 시트러스 상큼함을 원한다면 다른 라인을 보시는 편이 낫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장마 끝난 선선한 저녁에 한 번 더 시도해보고 진열장 깊숙이 들여보낼지 결정하려 합니다 :)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