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말론 런던의 2020년작 Midnight Musk & Amber를 여름 동안 저녁 위주로 꽤 여러 번 꺼내 쓰면서 느낀 점을 간략히 남깁니다. 통상 조 말론 블랙 머스크 라인은 화이트 머스크 계열의 비누 비슷한 청량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제품은 주니퍼와 앰버가 초반부터 상당히 건조하게 치고 들어오면서 기존 라인과는 결이 다르네요. 특히 주니퍼의 침엽수 톤이 머스크의 동물성 질감을 덮지 않고 오히려 살짝 알코올 램프 같은 시원한 금속성으로 연결해주는데, 이게 무더운 밤 공기와 만나면 의외로 잘 어울립니다.
다만 오래 두고 쓰다 보니 블랙 머스크 특유의 은은한 분말감이 후반부에 살아나면서 앰버의 달콤함과 경합하는 구간이 있더군요. 이 부분이 호불호를 탈 만한 지점이라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여름밤 전용 머스크로는 충분히 제 몫을 하는 병이었지만, 낮에 뿌리기엔 앰버의 중량감이 다소 갑갑하게 느껴질 수 있어 저는 오로지 이브닝 용도로만 한정해 둔 상태입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