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드가 올해 초 출시한 Oud Zarian을 최근에야 제대로 입어봤습니다. 오리엔탈 우디 계열로 분류되어 있고 이름에 오우드가 들어가니 묵직할 거라 짐작했는데, 실제 분사 직후에는 베르가못의 시트러스와 진저의 톡 쏘는 스파이시함이 먼저 느껴져서 의외로 가볍게 열립니다. 30분쯤 지나면 프랑킨센스의 스모키한 안개 같은 느낌과 메이 로즈의 은은한 꽃내가 올라오면서 점잖은 무게감을 갖추는데, 여기에 감초 특유의 달큰하면서도 씁쓸한 리코리스가 미세하게 깔려서 단조롭지 않은 긴장감을 줍니다. 전체적으로 크리드 특유의 투명한 블렌딩이 살아 있어서 전통적인 중동 스타일의 오우드보다 훨씬 현대적이고 착용 난이도가 낮아졌네요. 다만 이 가벼운 질감 때문에 오우드 본연의 동물성 깊이를 기대했던 분들이라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저처럼 우디 계열을 폭넓게 수집하는 입장에서는 기존 컬렉션과 겹치지 않는 포지션이라 긍정적으로 검토 중입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