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 데클라라씨옹 보아 블뢰는 2001년 출시된 향인데, 최근 여름용으로 다시 꺼내 써보니 우디 아쿠아틱 계열이 지금 시장에서 얼마나 희귀해졌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요즘 아쿠아틱 하면 칼론 원 오브 어 카인드 계열의 합성 멜론이나 벌가리 아쿠아의 해초 짠내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데, 이쪽은 카다멈과 티 시트러스가 먼저 올라온 뒤 이소 E 슈퍼 계열의 드라이한 삼목 우디가 뒤를 받쳐서 전혀 다른 결이에요. 시트러스가 톡 쏘는 느낌 없이 은은하게 깔리다가 30분쯤 지나면 드라이 우디로 수렴하는 구조인데, 습도 높은 한여름에도 의외로 산뜻하게 오래 가는 편이라 근래 출시된 아쿠아틱보다 훨씬 세련되게 느껴집니다. 단점을 굳이 꼽자면 확산력이 지금 기준으로는 약소해서 본인만 아는 향이 된다는 점, 그리고 2000년대 초반 특유의 약간 퍼지컬한 우디 베이스에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도 있겠네요. 풀배를 들일지는 좀 더 고민 중이지만 디캔트로 접해보시면 요즘 여름 향에 지루함을 느끼시는 분들께 꽤 신선한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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