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4 오리지널의 메탈릭 세이지가 워낙 취향을 갈랐기 때문에 이번 플랭커도 반신반의하며 시향했습니다. 열어보니 배의 수분감과 Physcool 특유의 서늘한 촉감이 먼저 들어오고, 허벌 노트가 전작처럼 철제 뉘앙스를 고집하지 않고 풀잎을 으깬 듯한 자연스러운 그린으로 풀려나오더군요. 개인적으로 메탈릭에 거부감이 있던 분들이라면 이 쪽이 훨씬 무난하게 착용 가능한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중후반부로 갈수록 프루티 스위트가 허벌을 거의 집어삼킬 듯이 올라오는 전개는 예상보다 단조로워서, 크리스틴 나젤이 의도한 허벌과 과실의 긴장감이 기대만큼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네요. 전작의 뚝심을 좋아했던 입장에서는 조금 아쉽지만, 에르메스다운 재료 퀄리티는 여전해서 여름 오피스용으로는 제법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