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할인코드 떴다는 소식에또 손이 미끄러졌다. Majd Al Sultan 이라고, Asdaaf 꺼. 2020년에 나온 오리엔탈 스파이시 계열이라는데, 노트만 보면 딱 내취향일 것 같아서 질렀음. 스모크, 타바코, 인센스, 미르, 페퍼, 사프란... 이거 뭐 중동 부호 저택에서 피우는향 냄새그 자체아니냐 ㅋㅋㅋㅋ 앰버랑스모키, 우디가 주어코드라길래 '아 이건 진짜 내 시그니처일지도...' 하면서 결제하고 있었당.
근데 시향하자마자든 생각: '이거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향인가...'ㅠ
스프레이 누르자마자 확 올라오는 게 인센스랑 페퍼였음. 교회 아니면 절에서 맡을 법한 그 스모키함이 진짜 거침없이 뚫고 들어오더라. 여기에사프란특유의 약간 메탈릭하면서도건조한 스파이시함이 겹치니까첫 인상이 '아... 나 오늘중요한 미팅 있는데 이거 뿌리고 가면팀장님이 향 때문에 기침하시겠다' 싶었음 ㅋㅋㅋ
근데 웃긴 게, 10분 정도 지나니까 미르랑 타바코가 슬금슬금 올라오면서 분위기가 완전 달라지더라고. 미르특유의 달달하면서도 무거운 앰버감성이 인센스의 날선느낌을 살짝 눌러주고, 타바코는 진짜 고급 시가담배잎 느낌이라기보다는 약간달콤하게그을린 나무껍질 같은... 그런 뉘앙스로 깔림. 이때부터는 '어? 생각보다 괜찮은데?' 싶다가도, 아까 그 페퍼랑 인센스가 완전히 사라지는건 아니라서 계속 약간긴장하게 됨.
이 향수 진짜 특이한 게, 시간이 지날수록 앰버랑 스모키가 더 진해지는데 그게 코를 찌르는 방식이 아니라 피부에 밴 무거운 옷 냄새처럼 느껴져.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장작불 쬐고난 다음날 아침에 입은 니트냄새...? ㅋㅋㅋ 어디서 맡아본 것 같은데 정확히 뭔지 모르겠는 그런 향. 근데 이게좋은의미로 중독성 있는 게절대 아니고, '아 이거 오늘 나가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야겠다' 싶음.
데일리로 뿌리기엔 확실히부담스럽당. 특히 내가 마케팅팀이라 회의실에서 프레젠할때면 향때문에 눈치 보이는 거 싫어서 무조건 무난한 시트러스나 클린 계열만 뿌리고 가는데, 이건 진짜 '나 오늘 향수 뿌리고 왔습니다' 티를 팍팍 내는타입. 심지어 잔향이엄청 오래 가더라. 퇴근하고 집와서 옷 벗는데도 팔목에서 앰버랑 타바코 냄새 폴폴 풍기고... 이거 샤워하고 자도 다음날 침대 시트에 배어있을 것 같아서걱정됨 ㅋㅋㅋ
솔직히말해서 이 향은 호불호진짜 심하게 갈릴듯. 나는 블랙오피움도 첫 시향 때 '와... 섹시하다' 싶다가일주일 만에 질려서 중고로 넘겼던 사람인데, Majd Al Sultan은 질리기 전에적응이 안 될 것같은느낌? 스파이시한 향 좋아하는 사람은 진짜 극호일거고, 나처럼 데일리 무난템 찾는 사람은 절대 손대면 안 되는향인데... 나는 이미 질러버렸다 ㅋㅋㅋㅋ 아시트러스 없는 우디 스파이시는 항상 이렇게 호흡기 조이더라 당.
그래도 한 가지 인정할건, 이 향수는 가성비가말이 안된다는 거. 내가 3만 원대에 샀는데 이 정도 지속력이면 진짜 Asdaaf가무슨 짓을한 건가싶음 ㅋㅋㅋ 잔향이 8시간을 훌쩍 넘기니까 뿌려놓고 후회하는 시간도길어지고... 이게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네.
결론: 이번에도 시그니처 찾기대실패. 근데이향에 적응하면 진짜나만의 향이 될 것 같다는 희망고문 중... 아니다그냥 세일하지 마라 제발.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