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스펙 간단하게풀면
- 이름: L'Homme (베르사체)
- 계열: 우디 시프레
- 노트: 바질, 베르가못, 그린 노트, 레몬, 페티그레인, 카네이션
- 주요 어코드: 시트러스, 웜 스파이시, 우디
- 출시: 1984
...네 맞아요 나도 왜 샀는지 모르겠음. 그저께 새벽에 중고장터보다가 '베르사체 초창기 향수' 이 말에 꽂혀서그냥 질러버림 ㅠㅠ 심지어 시향도 없이 풀배당당하게 지름 ㅋㅋㅋ 나이제 진짜답없는듯
받자마자 손목에한 번 뿌렸는데 일단 시트러스는 1도없네 ㅠ 베르가못이랑 레몬 노트 있다고 써있길래 상큼하게톡 터질 줄알았지... 근데오프닝부터 그린노트랑 바질이 확 깔려서 약간 풀밭에서 허브 씹는 느낌ㅋㅋㅋ 달달하거나과일향 기대하면 완전 반대 방향이니까 조심하셈... 솔직히 첫 스프레이 때 '아 망했다' 싶었음. 내가 좋아하는 조말론 우드세이지 정도의은은함 그런 건없고 좀 노골적으로 약초 냄새난다고 해야하나...
근데 이거약간 마성임 ㅎㅎ 30분 정도 지나니까 페티그레인 특유의쌉쌀함이랑 카네이션의 스파이시함이 올라오는데 이게 의외로 고급스러워서당황했어 처음엔 '와 할아버지향수네...' 이랬는데 점점중독성 생겨서 자꾸 코갖다대게 됨 확실히 80년대 향수답게요즘 니치나 신상 브랜드들처럼 예쁘게 포장된향은 아님. 걍 솔직하게 때려박는스타일?
근데 문제는... 내 기준 데일리로는 무리다 이거야 ㅠ 중후반부에우디가 깔리면서 꽤 무거워져서 회사에서뿌리면 확실히눈치 받을듯... 특히 마케팅팀 회의실 좁아서 향 진하게풍기면바로 티나거든요 ㅠㅠ 그리고 내가 원래 시트러스 계열좋아하는 사람이라 이렇게그린+스파이시 위주는 백프로 사무실에서 질릴 예감이 확옴... 예전에 블랙오피움도 처음엔 뭐 첫인상 좋아서 샀다가 일주일만에 질려서 결국장식장행이었는데 이번에도 의심이 드는구먼 ㅠㅠ
근데 뭐랄까... 세일할 때 또 산 내 잘못이지 뭐 ㅎㅎ 30% 할인에 중고미개봉이 6만원대라니까 눈이 돌아버렸음... 아니 진짜로 시그니처 한 병 찾겠다고 10년째 이러는 내가 한심하다가도 향수 하나 꽂히면 자다가도 일어나서 주문하는 이 버릇 누가 좀 말려줘 ㅋㅋㅋ
그래도아쉬운 점하나더 말하자면 지속력이 생각보다 별로다... 우디 계열이라 오래갈 줄 알았는데 4시간 지나니까 거의 스킨 향수준으로 남아서 흔적만 남음. 재뿌림하면 또초반에 그약초향 폭탄 맞아야 해서 그것도 애매하고... 진짜 난 왜 항상 이렇게 어중간한놈들만 사서 후회하는지 모르겄다 ㅠㅠ
암튼 결론 - 80년대 클래식에향수 덕후라면 한 번쯤 경험해볼만은 한데데일리나 시그니처 찾는사람에겐 절대비추 차라리 조말론 블랙베이베이 같은 무난한 애로 가든가 딥티크 탐다오로가든가... 난 그냥 내길을 다시 걸으면 됨 ㅠㅠ 아니 근데 담주에신상 나온다는데그건 또관심 가는거 실화? 진짜 나 시트러스맨보다 더하면더했지 덜하진 않음 ㅋㅋㅋ 누가 내 지갑 좀 압수해줘...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