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정으로 나온 데카당스 루즈 느와르 에디션을 오랜만에 꺼내어 시향했습니다. 원작 데카당스가 가진 과장된 플럼과 오리스의 무게감을 조절하려 한 흔적은 보이는데, 아이리스로 무게 중심을 옮기면서 오히려 화장품 냄새에 가까워진 느낌이네요. 우디와 사프란이 뒤에서 받쳐주지만 이 가격대에서는 득이 어렵습니다. 오늘은 자라의 2021년작 LXXXV 더 리미티드 컬렉션을 꺼내봤는데요, 베르가못과 네롤리로 열고 머스크로 는 전형적인 시트러스 아로마틱 구조입니다. 톱노트의 베르가못은 꽤 투명하게 터지는 편이지만 네롤리 특유의 비누 느낌이 금방 올라오고, 시간이 지나면 합성 머스크가 단조롭게 깔리면서 드라이다운이 상당히 평면적이네요. 이 더운 계절에 부담 없이 뿌리기엔 나쁘지 않지만, 이걸 수집용으로 들일 만한 완성도는 절대 아닙니다. 병 디자인만 보면 꽤 그럴듯하게 포장했는데 내용물은 3~4만원대 드럭스토어 향수와 본질적으로 큰 차이를 못 느꼈습니다. 차라리 예산을 조금 더 보태어 니치 하우스의 오 드 코롱이나 아틀리에 코롱 으로 가는 게 낫겠단 생각이 드네요.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