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 La Treizieme Heure XIII, 출시된 지 열다섯 해 지난 향인데 요즘 같은 환절기에 문득 꺼내게 되네요. 레더와 스모키, 우디 어코드 위주로 상당히 건조하게 짜여 있어서 한여름엔 좀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거든요. 첫 분사 직후엔 불에 그을린 듯한 스모키가 강하게 올라오고, 그 뒤를 텁텁하지 않은 마른 가죽이 받쳐 줍니다. 달거나 부드러운 구석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정직하게 무게를 두고 가는 구성이에요. 화려하다거나 대중적인 결은 아니지만, 선선한 저녁 공기랑 만나면 이 향만의 조용한 분위기가 제법 잘 드러납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