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바이레도에서 2015년에 선보였던 러셀 웨스트브룩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진이라는 노트가 탑에서 청량한 아로마틱 계열의 시작을 예고했지만, 실제 분사 직후에는 오스만투스와 블랙 바이올렛이 섞여 들어오며 예상보다 부드럽고 달콤한 플로럴 터치로 전개됩니다. 미드에서 타바코가 올라오는 방식도 스모키하기보다는 약간 건조한 잎사귀 질감에 가까워서, 여기에 아이소 이 슈퍼로 추정되는 투명한 우디가 받쳐주니 전체 실루엣이 생각보다 묵직하지 않네요. 베이스가 스웨이드와 하이티안 베티버로 마무리되면서 달라붙는 듯한 흙냄새보단 마른 가죽 위에 얹힌 잔향 정도의 톤을 유지합니다. 개인적으로 농구 선수 이름을 딴 향수라면 좀 더 역동적이거나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를 기대했는데, 정작 향 자체는 꽤 얌전하게 미니멀한 우디 플로럴로 수렴되어 그 간극이 흥미로웠습니다. 같은 가격대의 바이레도 컬렉션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개성이 약한 편이지만, 평소 튀지 않는 스킨 향기 계열을 선호하시는 분들께는 이 정도 톤다운된 구성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될 거예요. 다만 풀배 기준으로도 지속력이 4시간을 살짝 넘기는 수준이라, 실사용 때 이 점은 꼭 감안하셔야 합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