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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코너의 Qissa Delicious, 구르망의 새로운 결을 보여주는지 의문이 드는군요

이 글은 Qissa Delicious(Qissa Delicious) 관련 후기와 커뮤니티 의견을 다룹니다.

풀배컬렉터J

2026-06-19 00:49:07.531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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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코너에서 2024년에 내놓은 Qissa Delicious를 2주 전쯤 시향하고 병입까지 고려했던 입장에서 몇 자 남겨봅니다. 통상 ‘구르망’ 하면 떠오르는 방향성은 벌꿀처럼 진득하게 눌어붙는 단맛 아니면 버터스카치처럼 따뜻하게 그을린 바닐라 베이스인데, 이 제품은 코코넛과 마시멜로를 전면에 내세워 다소 가볍게 풀어내려 한 시도가 엿보였습니다. 다만 그 시도가 성공적으로 체화되었는지는 좀 회의적이네요.

다크 초콜릿과 오렌지가 이끄는 초반부는 분명 흥미롭습니다. 보통 오렌지가 들어간 구르망은 껍질째 갈아 넣은 듯한 비터 스파크로 밸런스를 잡거나, 반대로 마멀레이드처럼 달콤하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쪽은 생초콜릿을 씹었을 때 느껴지는 쌉싸름한 코코아 파우더의 결을 오렌지로 살짝 적셔놓은 느낌입니다. 문제는 이 구조가 채 10분을 버티지 못하고 휘핑크림과 코코넛이 동시에 밀려들어오면서 무너진다는 점입니다. 휘핑크림 노트 자체가 워낙 가볍고 대량으로 올라오는 바람에, 다크 초콜릿의 쌉쌀한 질감이 순식간에 희석되어 버리고 결국 입안 가득 단순한 밀크 초콜릿 파우더를 머금은 듯한 인상만 남습니다.

제가 이 향에서 가장 아쉽게 느낀 대목은 자스민의 처리 방식입니다. 플로럴 프루티 구르망으로 분류되어 있으니 자스민이 들어간다는 점 자체는 놀랍지 않지만, 미드노트에서부터 자스민이 마시멜로와 만나면서 완전히 형태를 잃어버립니다. 마시멜로 특유의 뭉개지는 듯한 슈가 파우더리와 자스민의 인돌릭 그린이 만나면, 잘 다듬으면 베티버와 샌달우드처럼 은은하게 깔리는 베이스로 활용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 제품에서는 그냥 ‘허옇게 가루 낀 꽃잎’ 정도로 뭉개져 버리더군요. 코코넛이 여기에 더해지면서 전체적으로 합성 코코넛 크림 같은 인상이 올라와, 제 취향에서는 다소 값싸 보이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웠던 부분은 드라이다운에서 바닐라가 아닌 파우더리 어코드가 중심을 잡아간다는 점입니다. 보통 이런 류의 구르망은 바닐라의 따뜻한 잔향으로 마무리되며 ‘온기’를 남기는데, Qissa Delicious는 끝까지 마시멜로의 건조한 파우더리감을 붙잡고 늘어집니다. 이걸 두고 ‘오히려 부담 없어서 좋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 파우더리한 잔향이 휘핑크림과 코코넛의 잔여 유분감과 섞이면서 ‘말린 과자 부스러기가 피부에 남은 듯한’ 텍스처로 느껴져서 개인적으로는 편하지 않았습니다. 60병 넘는 병들을 진열하며 꾸준히 사용해 보는 입장에서, 이 정도 구조의 향은 시간이 지나면 손이 잘 안 간다는 점을 경험상 알고 있기도 하고요.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제 피부 위에서의 반응이고, 오히려 일반적인 구르망 향수들보다 확실히 가볍고 달콤함의 강도가 낮다는 점을 매력으로 느끼실 분도 계시리라 봅니다. 니치 풀배만 모으는 성향이다 보니 제 기준선 자체가 높은 편이기도 하고, 디캔으로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무게감이라 생각되어 병입은 보류했습니다. 2024년에 나온 신작 치고는 전개가 다소 평면적이고, 특히 중반부의 밸런스 붕괴가 아쉽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한 구성이긴 합니다. :)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

추천 1

댓글 5

  • 퇴근하고싶다2026-06-19 08:52:07.586Z

    아 ㅋㅋ 이거저도딱그생각했어요시향하고. 코코넛이랑 마시멜로올린탑노트는진짜신선했는데시간지나니까밑에깔린 바닐라가 좀값싼느낌으로 올라오더라구요... 그래도구르망을 무겁지않게풀려는시도 자체는 재밌었음. 근데 병입까지갈정도였냐면 그건좀아닌거같고저는그냥 2ml 딱한번쓰고말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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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산후니치2026-06-19 10:35:07.556Z

    아 저도 완전 공감이에요ㅋㅋ 구르망 좋아해서 기대했는데 코코넛이 생각보다 너무 가볍게 날아서 좀 당황... 마시멜로도 은은하게 깔리긴 하는데 진득하게 감길 줄 알았더니 그냥 스쳐가네요. 나쁘진 않았지만 병입까지는 글쎄 싶었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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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수님2026-06-19 10:49:07.556Z

    시향지와 체온 위에서는 확실히 방향이 갈리는 구조더군요. 코코넛 워터 계열이 피부에서 예상보다 일찍 날아가면서 마시멜로 단맛만 남는 패턴을 보여서, 후반부로 갈수록 구르망이라기보다 그냥 평면적인 슈가 노트에 가까웠습니다. 이런 가벼운 결이 의도된 것이라면 나름 개성 있게 읽히겠지만, 지속 구조까지 경쾌함을 따라가다 보니 베이스가 텅 빈 느낌이라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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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타파전도사2026-06-20 10:58:07.532Z

    ㅋㅋ 나도그거시향존에서 뿌려보고바로손절함코코넛이랑마시멜로 내세운다길래록키로드나스모어계열은은한구르망기대했는데걍합성 바닐라에플라스틱코코넛 쌔려박은느낌임 ㅇㅇ 톡 쏘는 알콜향에마시멜로는어디 갔는지도모르겠고 가볍게풀어냈다기보단 뭔가두리뭉실하게 흐린데 지속력만이상하게오래감내돈 6만원대풀배였으면지금쯤딥빡모드돌입했을듯취준생한테이돈이면라타파이클레어나네브라스가 ㄹㅇ 갓성비인데쌉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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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말론거지2026-06-20 14:20:07.520Z

    아 코코넛이랑 마시멜로면확실히 일반적인 구르망이랑 결이 다르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구르망 하면 묵직하게 깔리는 바닐라 없으면 좀 아쉽더라고요 ㅎㅎ 가볍게 풀어내려고 한 건알겠는데 결과적으로 애매해지면 오히려 호불호 확 갈릴거 같아요. 병입 고민하셨다니 꽤 괜찮았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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