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서랍 정리하다가 오래전 받아둔 빅터앤롤프 플라워밤 2015 리미티드 에디션 미니어처를 발견해서 꺼내봤습니다. 오리엔탈 플로럴 계열인데, 탑의 베르가못과 오스만투스가 주는 시트러스 그린 느낌이 생각보다 오래가는 편이더라고요. 중반부로 넘어가면서 티 노트 특유의 맑은 쌉싸름함 위로 프리지아랑 자스민, 오렌지 블로섬 같은 화이트 플로럴이 얹히는데, 여기서 좀 의외였던 건 시간이 지나도 제 살갗에서는 전형적인 오리엔탈 바닐라의 무게감보다는 꽃향기 쪽이 더 오래 남았다는 점입니다. 지금 시점에서 보기에 개성은 분명히 있지만, 요즘 얇고 선형적인 니치 향들에 길들여진 코에는 확실히 당시의 취향을 반영한 묵직한 꽃다발 같아서 자주 손이 가진 않을 것 같네요.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