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백화점 갔다가 리퀴드이마지네르 매장 우연히 들렀는데, 블러디 우드 있길래 바로 손목 내밀었당. 솔직히 이름이 너무 취향이라... 블러디우드? 피 묻은나무? 와인이랑 로즈랑 체리가 있다길래 이건 완전 내 시그니처 후보 아님? 하면서설렜음ㅋㅋ
근데 막상뿌려보니까... 음... 이걸 뭐라고 말해야 하지.
처음 뿌리자마자 와인향이 확 올라오는데, 진짜오프너 딸 때 그 찐한 레드와인냄새 그대로당. 나 와인 좋아해서 그건 진짜 좋았어. 근데그뒤로 체리랑 라즈베리 같은 붉은 과일들이 엄청 달게터지는데, 이게 좀... 인공적이라는 느낌을지울 수가 없었음. 어릴때 약국에서 파는 체리 시럽 맛약 있잖아. 딱 그 느낌이살짝 스쳐서 당황스러웠다ㅠㅠ
중간쯤 지나니까 장미랑 바이올렛이 올라오면서 확 꽃향기로 바뀌는데, 여기서 또 헷갈리더라. 로즈가 완전 프레시한 생화 느낌이 아니라 마치 와인에 담가둔 시럽 절인 장미 같아. 바이올렛은 은은하게 깔리는데, 이 조합이 은근 여성스러워서 나 같은직장인 남자가 뿌리기엔 좀 부담스럽겠다 싶었음ㅋㅋ 회사에서 이 향 맡으면 누가 '어디 갔다왔어?' 할 것 같은 그런느낌...
근데 제일웃긴 건 드라이다운임. 몇시간 지나니까 갑자기 우디가 확 올라오는데, 이게 또 앞에 와인이랑 과일이랑 너무 따로 놀아. 마치 두 개 향수를 레이어링한것처럼 따로따로느껴짐. "와인 시럽에 절인 딸기 + 마른 나무 판자" 이렇게 따로 붙어있는 느낌이랄까... 나는 향이 하나로 스며들길 바랐는데 이건 끝까지섞이질 않더라.
그리고이거 내 체온이랑 좀 안 맞는지, 시간 지나면서 라즈베리 노트에서 퀘퀘한 향이 올라옴. 상한 과일은 아닌데, 약간 과숙돼서 술기운 도는베리류냄새... 이걸 데일리로 뿌리긴 좀 무리다 싶었당. 친구 만날 때나가끔 뿌리면 재미있겠다 정도? 근데 시그니처로 하기엔 너무 튀고, 내데일리인 코코마드모아젤처럼무난하게 질리지 않을 느낌은 절대 아님.
결론적으로... 난 안 샀다. 손목 냄새 맡으면서 집에 오는데 중간에 현타 와서, 그냥집에서 우드세이지씨솔트 한 번더뿌렸음ㅋㅋㅋ 아 근데 이거 2013년에 나왔다는데 벌써 10년 넘었네... 그럼 단종 얘기 나올 때쯤인가? 또그런 생각 들면 불안해서 세일할 때 지를까 고민하게 됨... 누가 나 좀 말려줘 제발 ㅠㅠ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