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예전에 백화점 시향지 꽂아놓고 깜빡했던 걸 최근에 다시 꺼내 뿌렸는데, 확실히 여름보다 지금 같은 간절기에 더 잘 어울리는 향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노빌레 1942의 라 단자 델레 리벨룰레. 리스트만 보면 애플에 카카오 들어간 밥쏴 사촌쯤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팩트는 전혀 다릅니다. 베르가못이 잠깐 비춰주고 들어오는 사과는 잘 익은 붉은 과육 쪽이 아니라, 초록빛 도는 껍질 벗길 때 나는 싸하고 투명한 알코올 섞인 단내에 가까워요. 여기에 코코아 가루를 콧바람에 날리듯 얹어서 훅 끌어당기는데 이게 참 절묘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발랄함 뒤에 시나몬이 은근하게 긴장감을 주고, 드라이다운은 시더의 서걱이는 건조함으로 정리해줍니다. 단내 좋아하지만 뻔한 건 싫은 분들에겐 꽤 괜찮은 선택지. 단, 뿌리고 30분은 견디셔야 합니다. 그 전엔 좀 정신없어요. ㅋㅋ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