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셀뤼 압솔뤼는 출시 전부터 기대했던 향인데, 막상 실착해보니 예상보다 훨씬 정제된 오리엔탈 플로럴로 완성되어 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탑노트의 과테말라 카다멈과 라벤더가 예상 외로 서늘하게 열리면서, 기존 롭셀뤼 라인의 따뜻한 오리엔탈리즘과는 확실히 다른 결을 보여줍니다. 그 서늘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네롤리와 오렌지 블로섬이 은은하게 깔리면서, 인디안 튜베로즈와 자스민 삼박으로 이어지는 화이트 플로럴의 층이 상당히 정돈된 인상으로 다가옵니다. 보통 이 계열의 튜베로즈가 가진 크리미하고 마약성 짙은 관능을 기대했다면, 이 향은 오히려 절제된 라벤더와 스파이스로 그 부피를 눌러놓은 느낌이에요. 드라이다운으로 갈수록 튜베로즈의 존재감이 부드럽게 유지되며 스킨센트화되는 과정이 특히 우아하다고 느꼈습니다. 2024년 출시된 플로럴 계열 중에서는 가장 지적으로 잘 빚어진 향 중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