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시트러스나 아쿠아 계열로 자연스레 손이 가기 마련인데, 오늘은 문득 2002년에 출시된 베르사체 진스 꾸뛰르 맨을 꺼내 뿌려보았네요. 아로마틱 푸제르 계열로 분류되지만, 베르가못과 만다린 오렌지가 주는 첫인상이 상쾌하면서도 카다멈과 넛맥이 은근하게 깔려서 단순한 시원함 이상의 무게감을 줍니다. 이 바이올렛 머틀이 주는 파우더리함은 솔직히 요즘 니치에서는 찾기 힘든 질감이라 반가웠고요. 물론 프로젝션이나 지속력은 현대 니치 기준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지만, 서른다섯이 넘은 지금 다시 느껴보니 이 정도의 절제된 표현이 주는 편안함도 분명히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