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침저녁으로 공기가 제법 쌀쌀해져서 장롱 구석에서 우디 스파이시 향들을 하나둘 꺼내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아무아쥬의 Boundless. 솔직히 처음 뿌렸을 때는 블러드 오렌지와 카다멈 조합이 다소 산만하게 느껴져서 '이거 사두고 한동안 안 썼구나' 하는 기억부터 났습니다. 그런데 30분쯤 지나면서 슬슬 엘레미 특유의 레지니한 그린 스파이스와 진저의 건조한 온기가 올라오고, 벤조인과 부르봉 바닐라가 받쳐주는 구조가 상당히 안정감 있게 자리 잡더군요. 화려한 톱노트에 비해 드라이다운은 꽤 차분한 편이라, 아침에 한 번 뿌치고 밤 늦게 귀가할 때쯤 옷깃에 남은 잔향을 맡으면 참 좋습니다. 가을철 묵직한 실루엣 위에 얹기 딱 좋은 부담 없는 프로젝션인데, 2021년 출시 치고는 국내에서 거의 안 보여서 아쉽네요. :)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