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아 나 오늘 완전 뿌듯한 썰 풀어볼게 이번달 향수 예산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밤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중고나라 눈팅하다가 라반 레이디밀리언 파불러스 30미리 디캔을 발견한거임ㅋㅋㅋㅋㅋ
근데 가격이 진짜 미쳤어 거의 반값 수준? 판매자분이 시향만 두 번 하고 자기한테 너무 달아서 내놓으신다길래 냄새만 맡고 정리하는 스타일이면 믿을만하잖아 바로 연락해서 겟또 했다 ㅠㅠㅠㅠ
암튼 오늘 아침에 택배 뜯자마자 뿌려보고 출근길 지하철에서 계속 팔뚝 킁카킁카 거렸는데
솔직히 말하면 첫 스프레이는 좀 당황스러웠어 만다린 오렌지랑 핑크페퍼가 확 터지는데 이 조합이 상큼한 계열이 아니라 되게 달달하면서도 알싸하게 코를 찌르더라고? 오리엔탈 플로럴이라길래 좀 묵직한 느낌일 줄 알았는데 초반은 생각보다 발랄한데 뭔가 계산된 발랄함임ㅋㅋㅋㅋ 마치 내가 오늘 예쁘다 이럴 거면 집중해라 이런 느낌?
그리고 30분 정도 지나니까 자스민이랑 튜베로즈 올라오는데 이게 진짜 미침 원래 나 화이트 플로럴 좋아하긴 하는데 대부분 청순한 이미지로 가는 경우가 많잖아 근데 이건 청순이 아니라 그냥 당당한 여우짓임 솔라 노트라는 게 정확히 뭔지 설명은 못하겠는데 햇빛 받은 흰 꽃 느낌이라 해야 되나 따뜻하고 관능적인데 부담스럽진 안아
일랑일랑은 내가 예전에 다른 향수에서 한 번 크게 데인 적 있어서 시향 전에 좀 불안했거든 근데 이건 많이 튀지 안고 은은하게 꽃향기 받쳐주는 역할만 함 잘했어 일랑아
그리고 제일 좋았던 건 베이스가 확실히 바닐라랑 스위트 어코드로 마무리된다는 점 나는 바닐라 빠돌이 수준이라 향수에서 바닐라 노트 잡히면 일단 합격인데 여기는 완전 크리미한 바닐라가 아니라 살짝 파우더리하면서도 먹고 싶은 달달함이야ㅋㅋㅋㅋ 퇴근 무렵에 손목에 코 박고 한참 있다가 옆자리 과장님한테 이상한 사람 됨
지속력은 ㅇㅈ 아침 8시에 한 번 뿌리고 점심 지나서도 남아있었음 저녁 7시쯤 되니까 확연히 옅어지긴 했는데 완전히 사라지진 안더라 난 원래 피부가 건조한 편이라 향수 금방 날아가는데 이 정도면 평타 이상임 굿
확산력은 딱 내 취향 처음 1~2시간은 팔 움직일 때마다 은은하게 퍼지고 그 뒤로는 가까이 다가가야 맡을 수 있는 거리감 사무실에서 부담 없이 뿌리기 좋음 향수 냄새로 민폐 끼치고 싶지 안은 사람들한테 적극 추천
아 근데 단점도 솔직히 말할게 내 생각에 이거 호불호 좀 갈릴 듯 특히 달달한 꽃향기 싫어하는 사람은 초반에 도망칠 거라 확신함ㅋㅋㅋㅋ 그리고 뭔가 대단히 독창적이거나 예술적인 뭔가를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이미 시중에 비슷한 느낌의 오리엔탈 플로럴 많잖아 굳이 이걸 풀배로 사야 되냐고 물으면 나는 글쎄... 디캔으로 충분할지도
가격 생각하면 30미리 디캔은 ㄱㅊ 50미리 풀배는 좀 고민해봐야 될 듯 왜냐면 나는 로테이션 돌리는 스타일이라서 이거 한 가지만 매일 뿌리면 분명히 질림 바닐라랑 화이트 플로럴 계열 여러 개 있으면 일주일에 한두 번 기분 전환용으로 좋은데 이걸 시그니처로 박아버리는 건 노잼일 거 같음
오늘 출근하면서 이거 뿌리고 갔는데 점심에 동기 언니가 무슨 향수냐고 물어보더라 여자들한테 어필 되는 타입인 듯 남자들 반응은 잘 모르겠음 확인할 남자가 없어서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결론은 데일리 로테용 디캔으로는 만족 풀배는 안 삼 다음 주엔 또 무슨 디캔 뒤질지 벌써 설렌다 ㅠㅠㅠㅠ 향수는 그냥 그날그날 기분따라 뿌리는 게 국룰 아님?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