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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교대 복귀 후 기절했다가 깨서 올리는 Harvest 2008 Organza Fleur d' Oranger 써본 후기

이 글은 Harvest 2008: Organza Fleur d' Oranger(Harvest 2008: Organza Fleur d' Oranger) 관련 후기와 커뮤니티 의견을 다룹니다.

겨울만기다림

2026-03-20 00:19:00.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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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근무세 개째 끝나고 집와서 샤워하자마자 기절했다가 지금 일어났어요. 몸은 녹초인데 정신은 또 이상하게 말똥말똥해서 그냥 자려다가 며칠 전에 시향했던 얘기나 잠깐적어볼까 해요.

얼마 전에 지방시 Harvest 2008 Organza Fleur d' Oranger를 우연히분양받았거든요. 사실저는 평소에 오리엔탈 계열, 그것도 좀무겁고어두운톰포드블랙오키드같은 걸 주로 뿌려서 이런 쪽은 많이 낯설었어요. 분양 마감 직전에 리스트보고 '오리엔탈 플로럴', '스파이스', '바닐라' 이거 보고 혹해서질렀는데, 막상 받아서 뿌려보니제 예상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이더라고요.

첫분사 느낌은 오렌지 꽃이 엄청 진하게 터지면서 약간 시큼한시트러스 계열이랑 섞여서 코를 찔러요. 네롤리와 페티그레인이 초반에 제법 강하게 나오는데, 제 취향은 아니었는데도이상하게 한 번 더 맡게 되는 힘이 있어요. 꿀처럼 달달한허니서클이 슬쩍깔려서 독한 꽃향기를 좀 누그러뜨려주는 느낌. 그래도 분명 초반 5분은 '화이트 플로럴 폭격기'네요.

시간이 좀 지나면서제가 좋아할 만한 구간이 나오긴해요. 스파이스랑 바닐라가 살짝올라오면서 꽃향기를 좀 더 부드럽게 감싸는데, 이때부터가 좀 견딜 만해요. 아프리칸 오렌지 플라워 특유의묘하게 쌉싸름하면서도 달콤한 느낌이 남아서 완전히 가볍지만은 않아요. 그래도 제가기대했던그 묵직한 오리엔탈 베이스랑은 거리가멀어요. 바닐라가 무겁게 가라앉는게 아니라그냥 은은하게 떠다니는 수준이라서, 차라리 화이트 플로럴 중심에 바닐라시럽 살짝 뿌린 느낌.

아이러니하게도 이거 출시 시기가 2009년인데지금제가 이걸 접한 계절이초겨울에가까운늦가을이었고, 밤근무 끝나고 동틀 무렵 집가는 길에손목에서 올라오는 잔향이 꽤 괜찮았어요. 살짝 체온 올라가면서 은은하게 남는 네롤리랑바닐라가 피곤한 퇴근길에 이상하게 위로가 되더라고요. 근데 이걸 여름에 뿌렸으면 아마 바로 현기증 났을 거예요. 땀에 섞이면 답답할 타입이라 저처럼 여름 향수 아예 안뿌리는 사람은 굳이 이걸 여름에 꺼낼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사실 저는 간호사로 일하면서 향수로 기분 전환하는게 꽤 큰 낙이거든요. 3교대 계속 돌다보면 아침인지 저녁인지감각마저 흐려질 때가 있는데 블랙오키드 같은 무거운 향이 오히려 정신을확잡아주는 느낌. 그런 의미에서 이 Organza Fleur d' Oranger는 뭔가 정반대예요. 확 깨우기보다는 살살달래는 계열. 바쁘게 뛰는 병동에서이향 맡으면 집중력 떨어질 것같아서 저는 근무 중에는 못 뿌릴 것 같고, 쉬는 날이나 밤산책할 때 살짝 뿌리면 좋겠구나 싶었어요.

  • 제 피부에서는 4~5시간 정도가고 이후로는 완전히 스킨 향으로 남았어요. 지속력은오리엔탈치고는 좀아쉬웠습니다.
  • 확산력은 초반에만 강하고 시간 지나면 팔을 코에 갖다 대야 맡을 수 있네요.
  • 네롤리나오렌지 플라워 특유의 비누향, 약간 금속성 느낌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초반에 거부감 들 수 있어요.
  • 블랙오키드나 앙겔같은 진득한 스파이시 오리엔탈기대하고접근하면 100% 실패합니다. 이거는 오리엔탈 '플로럴'에무게중심이확 쏠려있어요.

아무튼 저는 분양받은 거 다 쓰고 나서풀병까지는 안 갈 것 같아요. 확실히 제 취향보다는너무 여리여리한 꽃향기라서 향수장 앞에 두면 자주 손이 안 갈듯. 그래도 새벽녘 잔향 하나는 진짜 예뻤다는 인정은 하고 갑니다. 이 리뷰쓰면서도 계속 코에그 잔향이 맴도네요. 이제 다시 잠 좀 자러 갈게요 ㅠㅠ 다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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