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더위에 지쳐 시트러스나 아쿠아 계열만 연거푸 집어들다 보니 오히려 니치 오우디들이 그리워져서, 한동안 방치해두었던 라타파의 Ramaad Al Oud를 개봉했습니다. 2023년 출시임에도 불구하고 이 향은 첫 스프레이에서부터 블랙커런트와 핑크페퍼가 베르가못을 덮어버리면서 상쾌함보다는 우드와 파출리의 눅진한 무게감이 전면에 드러나네요. 아가우드와 카라멜, 피오니가 뒤섞이며 만들어내는 앰버 베이스는 여름철 실내 에어컨 바람 아래에서 오히려 더 끈적하게 체온에 달라붙는 느낌이라, 계절을 역행하는 착용이었음을 곧바로 인지했습니다. 드라이다운까지 지켜보면 분명 중동 오리엔탈 특유의 퇴폐미는 살아있으나, 지금 같은 계절에 무턱대고 뿌리기에는 지나치게 두꺼운 퇴적층을 지닌 향이라 별점 세 개 정도로 마무리합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