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 불기 시작하면 괜히 묵직한 우디 계열 향수가 당기는데, 마침 오래전에 사둔 라반 XS가 생각나 꺼내 뿌려봤습니다. 1994년에 나온 향인데도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네요. 첫 인상은 베르가못과 레몬, 만다린 오렌지가 상쾌하게 터지는데 시트러스라기보다 허브에 가까운 민트와 로즈마리, 타라곤이 바로 올라와서 꽤 드라이하게 눌러줍니다. 흔히 말하는 아로마틱 계열의 청량감이 오래가고, 시간이 지나면 투명하고 얇은 우디 베이스가 남는데 바디감이 과하지 않아서 환절기용으로 은근히 쓰기 좋아요. 묘하게 촌스러울 법한 조합인데도 정돈된 싱그러움이 있어서, 레이어링 없이 단독으로 차분하게 즐기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