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의 Fields at Nightfall 2020을 시향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잘 만든 프랄린을 이런 가격에?'였습니다. 실제로 탑노트에서 터지는 프랄린의 달콤함은 상당히 정교해서 기대를 갖게 합니다. 그러나 그 기대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자스민이 올라오면서부터 향이 급격히 무너지는데, 마치 합성 파우더향을 억지로 꽂아넣은 듯한 인위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베이스의 앰버와 샌달우드는 존재감이 희미해서 드라이다운에서는 값싼 바디미스트를 뿌린 듯한 잔향만 남더군요. 프랄린 오프닝만 떼어놓고 보면 용기 있는 시도였고 가격을 고려하면 이해 못 할 바는 아닙니다만, 결국 이 향은 '시작의 반짝임'을 끝까지 끌고 가지 못한 아쉬운 케이스네요. 변호사 사무실이나 법원 출근용으로는 추천드리기 어렵습니다. :)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