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향수 중에 재출시 기원 1순위로 꼽히는 게 이 포 힘 2018 아닌가 싶네요. 단종된 지는 좀 됬는데, 날 선선해지니까 커뮤니티에서 언급이 슬슬 올라오더라고요. 저도 서랍 깊숙이 박아뒀던 거 꺼내서 며칠 뿌려봤음.
결론은 이 향, 겉보기보다 훨씬 묵직한 구석이 있어요. 자라니까 대충 가볍고 합성적인 우디겠거니 싶었는데, 첫 뿌림부터 웜 스파이시가 제법 또렷하게 올라옵니다. 후추나 정향 같은 자극이 강한 건 아니고, 마른 나무껍질을 살짝 데운 듯한 따뜻함. 여기까지는 '오 나쁘지 않은데' 정도.
근데 30분 지나면서 올라오는 파우더리가 이 향의 진짜 정체임. 우디랑 스파이시를 감싸면서 묘하게 무게감을 잡아줘요. 흔한 남자 향수에서 나는 싸구려 탈컴 파우더 말고, 보습 크림 바른 피부에서 나는 부드러운 분 냄새라고 해야 되나. 여기에 베이스에 깔린 나무 베이스가 꽤 오래 남아서 밤공기랑 섞이면 꽤 근사해짐.
솔직히 자라 오리지널 라인 중에 한 철 쓰고 버릴 용도 아니고 내내 꽂아두고 썼던 몇 안 되는 향이에요. 물론 내구력은 4-5시간 수준으로 긴 편은 아니고, 확산력도 막 강하지 않아서 본인이나 가까운 사람만 아는 정도. 하지만 이 가격대에 이 정도 구성을 얹었다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고. 요즘 같은 환절기에 스킨 향수처럼 은근하게 쓰면 딱입니다. 단종돼서 구하기 까다로운 게 유일한 흠.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