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출시작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다시 꺼내도 전혀 낡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이 제품이 가진 미덕은 '코롱'이라는 장르적 제약을 오히려 우아하게 지키면서도, 지나친 단순함으로 빠지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개인적으로는 만다린 오렌지와 레몬이 겹쳐지는 초반부의 투명한 개방감에서 이미 점수를 다 주고 시작합니다만, 그 뒤를 받치는 네롤리와 알데하이드가 단순한 스포츠 향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세련된 마무리를 만들어냅니다. 다만 지속력은 장르 특성상 양해해야 하는 영역이고, 베르가못 특유의 약간 쌉싸래한 잔향을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의외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네요. 저는 변호사 업무 중 여름철 외부 미팅에 이 녀석을 선택하는 빈도가 꽤 높은 편입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