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출시된 티지아나 테렌치의 포코네로는 흔히 말하는 '여름용 시트러스' 이상을 보여주는 제품입니다. 베르가못과 이탈리안 레몬이 톱에서 터지는 방식은 확실히 청량하지만, 곧바로 주니퍼와 타임이 올라오면서 단순한 과즙 향에서 아로마틱한 드라이함으로 전환됩니다. 라벤더와 라임이 이 구조에 미세한 쓴맛과 허브의 푸른 결을 더해주어, 착용 내내 물에 젖은 감각보다는 바람이 통하는 듯한 시원함을 유지합니다. 다만 프레시 스파이시 어코드가 생각보다 초반에 강하게 자리 잡기 때문에, 극도로 무더운 날씨보다는 약간의 건조함이 감도는 초여름 저녁에 더 잘 어울린다고 느꼈습니다. 전체적으로 아쿠아 계열 특유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있어, 여름 향이라도 구조감 있는 병을 찾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시향해볼 만한 구성입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