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콤 트레조 미드나잇 로즈 라 코켓 리미티드 에디션. 이름도 길고 한정판 딱지 붙어서 그런지 커뮤니티에서 가끔 언급되더군요. 2012년 출시작, 벌써 10년도 훌쩍 넘었죠. 랑콤이 미드나잇 로즈 오리지널(2008) 히트 치고 나서 별의별 플랭커를 다 쏟아냈는데, 그중 하나가 이 라 코켓입니다.
노트 구성을 보면 라즈베리, 로즈, 카시스, 자스민, 피오니, 핑크페퍼. 겉보기엔 전형적인 프루티 플로럴 머스크 계열. 프루티, 로즈, 스위트 어코드가 메인으로 잡히고요. 개인적으로 이 라인은 미드나잇 로즈 오리지널의 달달하고 어두운 로즈베이스에 과일잼 퍼프 한 스푼 더 얹은 느낌이라 호불호 꽤 갈리더라고요. 라즈베리랑 카시스가 톡 쏘면서 들어오는데, 정작 그 새콤달콤함이 오래 못 가고 싱거운 머스크랑 핑크페퍼 잔향으로 휙 꺼져서… 이게 또 어떤 분들은 시원하게 정리돼서 좋다고 하고, 어떤 분들은 긴 여운을 기대했다가 ‘이게 뭐야’ 하기도 하고.
팩트는 이겁니다. 이 향수, 정식 출시된 지 10년 넘었고 단종됬습니다. 랑콤에서 공식적으로 미드나잇 로즈 전체 라인을 점점 정리하는 분위기라, 라 코켓 같은 한정판은 진작에 단종 수순 밟았어요. 그런데 여전히 당근마켓이나 중고 거래처에 간간이 올라오는 물량들 있죠? 포장 박스까지 멀쩡한 미개봉이 10만원 이하로 나오기도 하던데… 저는 그런 거 보면 고개부터 갸웃해집니다. 리미티드 에디션인데 보관 상태가 새것 같고, 유통기한도 안 지난 것처럼 올리는 건 솔직히 대부분 재고품 사칭한 짝퉁이거나, 어딘가에서 대량 리필해온 물건일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2012년 생산 배치를 정말로 냉장고에 고이 모셔둔 수집가가 있을 수도 있죠. 그런데 그런 분들은 이런 거 쉽게 손털이로 안 내놓습니다. 커뮤니티에 오래 있다 보면 느끼는 건데, 단종된 프루티 플로럴 계열 향수는 시간 지나면 탑노트가 맛이 가요. 초반 라즈베리랑 카시스 같은 과일 노트가 알코올 쏘는 냄새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죠. 그래서 혹시라도 구매 고민 중이시라면, 모험은 안 하시는 걸 권합니다. 꼭 써보고 싶으시면 차라리 디캔샵에서 소분된 거 1~2밀리라도 구해서 느낌만 보는 게 낫지, 중고장터 풀박은 진짜 실물 보고도 의심하면서 접근해야 됩니다.
라타파류 듀프랑은 또 다른 문제고요. 이건 정품 자체가 희귀한 케이스라 단순히 듀프 써서 유사한 느낌을 즐기겠다면 말리진 않지만, 적어도 ‘라 코켓 정품입니다’ 하고 올라온 매물 백개 중 진짜는 손에 꼽을 거라 봅니다. 랑콤 백화점 매장 가도 이제 이 라인 구경조차 못 하는 마당에, 민간에서 신품이 술술 풀리는 구조 자체가 말이 안 돼요. 결론은, 정품 구할 생각은 접거나 극도로 신중하게. 그냥 미드나잇 로즈 오리지널이나 다른 대체 로즈 계열로 눈 돌리는 쪽이 속 편할 겁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