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 변호사 시절, 머스크 향수에 꽂혀서 나르시소 큐브 라인을 차례로 들이던 때가 있었습니다. 포히머스로 유명한 포히와 핑크 큐브를 성공적으로 경험한 후, 2019년 출시된 이 붉은 병을 블라인드로 구매했네요. 올리브영에서 당시 7만 원대 후반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결과적으로는 저와 맞지 않는 선택이었습니다. 기대했던 것은 시더와 베티버가 받쳐주는 따뜻한 로즈 머스크였는데, 실제로는 은방울꽃이 불쾌할 정도로 튀는 합성적인 알데하이드 머스크가 첫인상을 지배합니다. 여기에 통카빈이 더해지면서 묘하게 꾸리꾸리한 분유 비누 냄새로 귀결되어, 뿌린 날은 사무실에서 두통을 호소한 기억이 납니다. 물론 건조 후에는 피부에 달라붙는 섬세한 스킨 머스크로 안정화되지만, 그 과정을 견디기에는 변호사라는 직업 특성상 리스크가 컸네요. 머스크 수집에 진심인 분이라면 차라리 같은 라인의 퓨어머스크나 포히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은 진열장 구석에서 붉은 유광의 미적 가치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