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끝나고 복직 준비하면서 향수 다시 하나둘씩 꺼내보고 있거든요. 예전에 니치 즐기다가 애 낳고 몇 년 손 놨다가, 요즘 가을 되니까 묵직한 우디나 시프레 쪽이 끌려서 오랜만에 압생트 꺼내봤어요.
저는 백화점에서 시향하고 디캔으로 먼저 들였었는데,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 다시 맡아도 참 취향이 갈릴 향이네요 ㅋㅋ 처음 뿌리면 쑥이랑 아니스 특유의 알싸한 허브향이 확 올라오는데, 이게 진짜 호불호 갈릴 거 같아요. 저는 출산 전에는 이 알싸함이 꽤 멋있다고 느꼈거든요. 그런데 애 키우고 나니까 이 녹색 허브 향이 약간 쌉쌀하게 느껴지더라구요 ㅠㅠ
시간 지나면 나무 향이 깔리면서 좀 차분해지긴 하는데, 끝까지 그 쌉싸름한 그린 노트가 남아서 저한테는 끝내 편해지지가 않네요. 지속력은 나쁘지 않은 편이에요. 옷에 뿌리면 하루 종일 은은하게 남고, 손목에는 5~6시간 정도는 가는 거 같아요. 잔향은 우디라기보다는 마른 풀 같은 느낌이에요.
이거 아침에 애 어린이집 보내고 복직 준비로 서류 보러 갔던 날 뿌리고 나갔는데, 차 안에서 좀 힘들더라구요 ㅋㅋ 향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제 몸이 예전 같지 않은 거 같아서 좀 서글프고 ㅎㅎ 이제는 가벼운 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나 봐요. 복직하고 사무실에서 이거 뿌리면 옆자리 분이 힘들어할 수도 있을 거 같구요.
그래서 저는 이번 가을에는 압생트는 좀 보류하고, 딥티크 같은 데서 가볍고 부담 없는 우디나 그린 계열로 슬슬 넘어가보려구요. 압생트는 취향에 맞는 분한테는 정말 멋진 향일 거 같은데, 저한테는 아직은 좀 강한 어른 향이네요 ㅠㅠ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