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향록
향수 후기

자라 서핑 멀라모어 헤드, 실패담인데 이게 가격값 한다고? 글쎄요.

이 글은 Surfing Mullaghmore Head(Surfing Mullaghmore Head) 관련 후기와 커뮤니티 의견을 다룹니다.

정품인증해드림

2026-07-01 10:31:07.539Z

580

백화점 지하 1층에서 자주 보이던 그 녀석, 자라 서핑 멀라모어 헤드. 2023년에 나와서 한창 올리브영 7만원대에 팔 때 냄새 맡아보고 바로 살까 망설였던 기억이 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때 돈 안 써서 다행이다 싶었음. 지인 착용한 거 억지로 빌려서 이틀 써봤는데, 이거야말로 가격 대비 성능에 대한 강한 호불호가 갈릴 물건이더군요.

팩트는, 이 향수 어코드가 아쿠아틱, 마린, 오조닉을 표방한다는 건데 이 조합이 상당히 위험해요. 이름에 서핑(Surfing)이 들어가니까 기대한 건 시원하고 짭짤한 해변의 바람 같은 건데, 실제로 분사 직후 느껴지는 건 베르가못과 자몽으로 포장하려고 발악한 인위적인 바다 향이에요. 여기 있는 레드 베리와 사과 노트가 약간의 달콤함을 주는데, 이게 천연 과일향이 아니라 합성 멜론이나 저가 샴푸에서 맡던 그런 싸구려 단맛이랑 묘하게 겹쳐요. 바다 노트라고 써놨지만 내가 아는 그런 산뜻한 마린이 아니라, 웨이브 타는 남자 광고 찍을 때 뿌렸을 법한 값싼 오조닉 계열 향이 한 방에 코를 찔러요.

더 심각한 건 미드부터에요. 바이올렛 리프가 올라오면서 본격적으로 우디 아로마틱 계열로 가는데, 이게 참 미묘해요. 흔히 남자 향수에서 맡을 수 있는 그런 시원한 우디 베이스가 아니라, 꼭 에어컨 필터에서 곰팡이 섞인 냄새 맡는 기분이랄까. ㅋㅋ 표현이 좀 과한가? 근데 진짜 그래요. 체온에 올라가면서 오조닉의 금속성 비릿함이랑 바이올렛 리프 특유의 물비린내가 섞이면 내 체취랑 만나서 갑자기 두통이 몰려오기 시작하더군요.

지속력은 놀랍게도 5시간 이상 갔어요. 근데 이게 장점이 아니라 단점이에요. 저처럼 이 향에 거부감 있는 사람은 없어질 때까지 속이 울렁거려서 혼났습니다. 잔향은 의외로 약한 머스크처럼 가볍게 깔리는데, 이 과정까지 가는 게 지옥이더라고요. 착용했던 상황이 늦봄에 야외 카페였는데, 딱 그때 바람 한 번 불면 괜찮다가 바람 멈추면 다시 괴로워지는 그런 경험이었어요. 계절은 초여름 장마 직전 그 습한 날씨에 잘못 뿌렸다간 진짜 최악일 거 같아요.

솔직히 자라 향수 라인업 중에는 7만원대면 준수한 것도 꽤 있어요. 가끔 리치/어둠 계열은 듀프로서의 역할도 충실한데, 이 서핑 멀라모어 헤드는 좀 아니었어요. 가격만 보면 입문자들 유혹하기 딱 좋은데, 이거 백화점 시향지 테스트로는 절대 판단 못 합니다. 꼭 체온에 30분 이상 올려보고 사세요. 저처럼 두통 오는 사람 분명히 있을 거예요. 리셀 경험 많은 입장에서 이런 제품은 중고 거래도 잘 안 나갈 정도로 인기 없는 라인에 속할 거다, 라고 봐요. 오히려 가품 만드는 쪽에서도 신경 안 쓸 듯.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

추천 4

댓글 0

    로그인한 회원만 작성할 수 있습니다
    자라 서핑 멀라모어 헤드, 실패담인데 이게 가격값 한다고? 글쎄요. | Surfing Mullaghmore Head 후기·커뮤니티 · 향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