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요즘 메인스트림 겔랑은 오키드 임페리얼 이후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번 생트로페는 장난삼아 뿌려보고 꽤 오래 팔목을 붙잡았네요. 첫 분사는 파우더리한 플로럴이 가볍게 터지는데 쾰른 뉘앙스가 있어서 ‘또 무난한 여름용이겠거니’ 싶었습니다. 그런데 1시간 정도 지나면서 중후한 우디 베이스가 스파이시한 온기와 함께 올라오는데 이게 생각보다 밀도가 있습니다. 저는 아침 출근 전 양복 소매 안쪽에 두 번 분사했는데, 오후 4시쯤에도 서류 넘길 때 은은하게 잔향이 올라와서 지속력은 합격점이었고요. 단, 탑노트의 알데하이드감이 체질에 따라 두통을 줄 수 있겠다 싶었는데 실제로 제 지인 한 분은 30분 만에 불편함을 호소하더군요. 톰포도 소바닐이나 MFK 우드사틴무드 계열의 진득한 크리미 우디를 기대하시면 실망할 수 있고, 여름 장마철 오피스용으로는 나름 정직한 구성입니다. 다만 200ml 한정판 외에는 용량 선택지가 없고, 백화점 정가가 30만원 후반대라서 저는 풀배까지는 고민 중입니다. :)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