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법 선선해져서 오래간만에 시프레 계열을 찾다가, 2013년 출시된 이세이 미야케 플리츠 플리즈를 면세점에서 충동구매했습니다. 파출리와 스위트피, 피오니로 구성된 시프레 플로럴에 바닐라가 베이스를 받친다고 하니, 절제된 단맛에 허브의 쓸쓸함이 얹힌 가을 향을 기대했거든요. 그런데 첫 스프레이부터 마카롱의 강한 슈가 파우더리 노트가 모든 걸 덮어버립니다. 바이올렛의 보랏빛 플로럴도, 파출리의 흙내도 이 과자 같은 당도 앞에선 완전히 숨을 죽여요. 제가 예상한 가을의 쓸쓸한 시프레는 어디에도 없었고, 결국 뿌린 지 2시간 만에 이마가 지끈거려서 클렌징으로 지워냈습니다. 시프레를 표방했지만 실상은 마카롱 디저트 향에 가까운 제품이니, 구매 전 시향은 필수로 하시길 권합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