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콤 메종 라인은 한동안 우드 장인을 초빙했다는 마케팅으로 관심을 끌었는데, 이 Santal Kardamon은 그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한 실패작으로 기억합니다. 첫 분사에서 느껴지는 것은 핑크페퍼와 카다멈이 과하게 치솟은 톡 쏘는 스파이스인데, 마치 향신료 진열대에 얼굴을 박은 듯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문제는 이 자극적인 양념이 산탈롤의 크리미한 우디 질감이 올라오기도 전에 완전히 덮어버린다는 점이지요. 보통 이런 오리엔탈 우디 구조에서는 만다린이나 베르가못이 상쾌하게 커튼을 열어주길 기대하는데, 여기서는 시트러스가 도망가듯 10분도 못 버티고 증발해 버립니다. 게다가 네롤리가 Liquor 어코드와 만나면서 불쾌할 정도로 쉰내에 가까운 이상한 발효취를 풍기는데, 이 때문에 여름 저녁에 시도했다가 이마에 두드러기까지 올라왔던 경험이 있습니다. 결국 풀배는 구매하지 않고 올리브영에서 7만 원대 30ml로 테스트하는 데 그쳤고, 진열장 빈자리에 다른 니치 샌달우드를 들이기로 마음먹게 한 제품입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